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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숲 속 작은 산촌 이야기
작성자 김순애 작성일 2013.03.01

안녕하세요? 저는 강원도 춘천시 서면 당림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김순애입니다.
작년 11월 학예발표회때 전교생 19명이 학부모님과 지역주민을 모시고 여러 공연을 열심히 준비한 상으로 뭔가를 해주고 싶었는데 아는 이가 전기 붕어빵기계를 빌려왔다며 자랑하길래 그 붕어빵 기계를 빌려다 무대가 끝나고 아이들에게 붕어빵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도시 근교이긴 하나 교통편이 불편해서 거의 시내로 나갈 일이 없는 아이들에겐 너무도 놀라고 신기한 일이었나 봅니다. 그날 붕어빵 이야기를 두고 두고 얘기를 하고 또 언제 해줄거냐고 물어오곤 합니다.
저희학교는 산촌 숲 속 작은 학교로 작년에 비해 올해 학생수가 줄어 전교생이 16명이 되었습니다. 저희 학교는 4학급 규모의 작은 산촌학교로 경춘 국도변의 4개리가 학구로 춘천시와는 약 25Km 떨어져있고 주거지역이 골짜기로 분산되어 있어 경춘도로를 통해 하루에 버스가 4번 운행하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교통이 아주 불편한 곳에 위치하여 있습니다. 얼마전 세이브더 칠드런이란 국제구호단체에서 초등학교 통학이 불편한 곳 아이들의 실태를 조사할 때 우리 학교가 그 표본으로 직접와서 불편한 사항들을 확인할 정도로 통학사정이 안좋은 곳이랍니다. 그래서 도보로 통학이 불가능해서 모두 하루에 4번 오는 버스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일찍 등교(8시 20분)하고 저녁에는 학교앞에 4시 50분 버스를 타고 다닙니다. 물론 아이들이 집에서 나설 때는 더 서둘러 이른 시간에 학교에 오고 집에 갈 때 더 늦은 시간에 돌아갑니다. 토요일에도 학교에 나오는 우리아이들은 1시30분에 버스가 가기 때문에 그 시간까지 점심도 먹지 못하고 2시가 훨씬 넘어서야 점심을 먹게 된답니다.
아이들은 학교 교육이외에는 다른 문화적 혜택이나 사교육이 전혀 받지 못하는 교육환경으로 학교에서 방과후 활동이 다 끝나고 모두 교사들과 같은 시간에 학교를 나선답니다.  우리 아이들은 집에서도 지역형편상 가정에서 돌봄을 못 받기 때문에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토요일에도 늘 학교에 나옵니다. 교육청에서 토요일마다 토요방과후참여율을 조사하는데 거의 90~100%높은 참여율에 대해 참 의아해 하며 참여율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물어온 적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나름 아이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지만 다른 학교에 비해 비교도 안될 만큼 참여율이 높은 까닭은 지역적 여건이 아이들이 학교에 올 수 밖에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지요.
다행히 아이들이 학교에 오는 것이 매우 좋아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선생님들이 휴일이지만 돌아가며 출근하여 여러 가지 방과후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학부모회에서 간식비를 500원을 받고 있지만 고작 작은 쵸코파이와 작은 요구르트도 겨우살 정도이고 늘 그런 종류밖에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 안타까운 적이 있었습니다.허기를 채우기에 너무도 적은 금액이라 한창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해 금방 출출해하는 아이들에게 봄나물을 뜯어다 부침개도 해본적이 있고, 어떤 날에는 떡볶이도 만들어 준적이 있답니다. 아이들은 도시아이들이 흔이 보는 그런 가게가 없어선지 얼마나 좋아하는 지 모른답니다.
지난 겨울방학도 방과후프로그램으로 4주간이나 학교에 나왔습니다. 집에서도 특별히 돌보지 않기에 거의 학교에 나오지만 방학이라 급식이 없어 아이들은 간단한 간식으로 허기를 채우고 1시 30분 버스를 타고 간답니다.
주변에 식당이나 가게도 없어 교직원들도 점심을 먹을 만한 곳이 없기에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고 있는 곳이라 귀찮지만 방학기간중에는 어쩔 수 없이 마땅히 먹을 곳이 없는 터라 저도 추억의 도시락을 생각하고 김치깔고 도시락 싸왔습니다. 그리고 점심시간에 데워 먹었는데 그 냄새가 배고픈 아이들에게 몹시 먹고 싶었나봅니다. 맛있는 냄새가 난다고 교무실을 기웃거리는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해서 그 다음부터는 1시 30분 버스로 아이들이 가고 난 다음 교직원들은 도시락을 꺼내 먹어야 했답니다.  
김치도시락을 냄새를 풍긴 다음날 너무 미안해서 떡볶이를 해준날이 있었는데 우리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습니다. 그간 몇 명 정도는 결석하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떡볶이 해준 다음날은 소문이 나서 모두 등교해서 우습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등교하는 날은 방학내내 저는 점심시간이 너무 불편했답니다.
그때 떡볶이를 먹던 날 아이들이 제게 학예회 그날 먹었던 붕어빵을 또 만들어 줄 수 있냐고 물어 왔습니다. 아이들은 그날의 기억을 너무 생생한 감동으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얼마나 당황했는지요. 그날 빌려와서 잠시 이벤트로 했는데.....
그런데 소외지역아이들에게 학습 프로그램을 나눔 행사로 후원해주는 CJ 도너스캠프에서 토요일 창의 학습프로그램 제안서가 채택이 되었습니다. 그 지원금 중 학습 이외의 물건은 10% 이내로 규정이 되어 있어서 아이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176,000원 이내로 만 학습이외의 물건을 살 수 밖에 없어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대략 50만~60만원 가격대인 그 기계를 살 엄두가 나지 않아 이렇게 무례를 무릅쓰고 글을 올립니다.
비싼 기계인지 알고 있지만 176,000원 가격으로 판매를 허락해주신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토요일에 배고프게 돌아가지 않고 즐거운 시간을 많이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에는 토요 스포츠 프로그램이어서 훨씬 활동량이 많을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고 용기를 내어 글을 올립니다.  
3월 4일에 2명이 예쁜 아이들이 입학을 합니다. 또 선생님들 이동으로 새 선생님이 오십니다. 삼일절 휴일에도 5명의 아이들이 나와서 입학을 축하하고 새선생님을 맞이하는 의미로 깜짝 공연 연습을 했습니다. 6학년이 졸업하고 남은 아이들이 그간 짬짬이 배운 락밴드 공연을 어설프게 준비하고 있답니다. 제가 새학기 준비로 바빠서 점심도 굶고 늦게 간 아이들에게 간식도 준비도 못해주었지만 애기 입학생과 새선생님들은 그 이쁜 마음들이 다 전해질까요?
감히 이런 부탁을 드려도 될까요?
바쁘신데도 제 얘기를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13년 3월 1일
당림초 교사 김순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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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 2012년 8일 7일]